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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 아동의 언어치료, 어떤 점이 다를까요?언어치료 2025. 8. 31. 14:26
언어의 시작부터 다르면, 치료도 달라야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면서, 언어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아동에 대한 관심도 함께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시기에 두 개 이상의 언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경우, 일반적인 언어지연과는 다르게 언어 구조, 표현 방식,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복합적인 특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아이가 말을 늦게 하거나 발음을 정확히 하지 못할 때 “한국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 혹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질 거야”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다문화 가정 아동의 언어 문제는 단순한 언어 차원의 지연이 아니라, 정서적·사회문화적 요인까지 함께 고려한 ‘맞춤형 언어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다문화 가정 아동의 언어치료가 일반적인 언어치료와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치료 방향은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 그리고 보호자나 교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안내합니다.
언어 노출의 불균형이 언어발달에 미치는 영향
다문화 가정 아동은 보통 모국어(엄마의 언어)와 사회언어(한국어) 사이에서 언어 발달이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베트남어를 쓰고, 아버지나 유치원에서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환경에서 자란다면, 아이는 두 언어 모두에 ‘불완전한 노출’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아이의 언어 노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거나 일관성이 없을 때 발생합니다.
예: 하루 중 대부분을 엄마와 보내면서 베트남어를 듣지만, 유치원에서는 오직 한국어만 사용
이 경우, 두 언어 모두에서 단어 수 부족, 문법 오류, 언어 이해 지연이 발생할 수 있음
일반적인 언어지연 아동은 언어 하나에 집중하여 치료가 가능하지만, 다문화 가정 아동은 어떤 언어를 치료의 기준으로 삼을 것인가부터 정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이 기준이 모호하면, 치료 효과도 낮고 아이의 혼란도 커질 수 있습니다.
다문화 아동의 언어치료,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할까?
다문화 아동의 언어치료는 ‘한국어 능력 향상’만을 목표로 삼기보다,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목적을 가져야 합니다:
기본 의사소통 능력 확보
: 감정 표현, 요구, 거절, 질문, 응답 등의 기본 대화 기능
이중 언어 환경에서의 언어 전환 능력 향상
: 상황에 따라 적절한 언어를 선택하여 사용하는 능력
학교 및 사회 적응을 위한 기능적 언어 습득
: 수업 참여, 또래와의 놀이, 규칙 이해 등 생활 기반 언어
예를 들어, “엄마한테는 집에서 엄마 말(몽골어)을 쓰고, 유치원에서는 선생님이 쓰는 말(한국어)을 써야 해”라는 구분을 명확히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어치료 목표는 아이가 두 언어를 혼동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표현을 적절히 사용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언어치료 방법의 실제 차이점
다문화 아동에게 적용되는 언어치료는 접근 방식과 내용 구성에서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습니다:
① 언어 평가 시 두 언어 모두 고려
단일 언어 기준으로만 평가할 경우, 실제 언어 능력을 과소 평가할 위험이 있음
예: 한국어로는 단어 수가 적지만, 어머니의 언어에서는 또래 수준일 수 있음
② 모국어 유지와 한국어 발달의 균형 추구
모국어를 억제하는 방식은 아이의 정체성과 정서 안정에 해로울 수 있음
따라서 언어치료에서는 가능한 경우 모국어 사용도 존중하는 방향을 취함
③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치료 콘텐츠 활용
언어치료 활동에서 문화적 요소가 반영되어야 아이의 이해력과 몰입도 증가
예: 낯선 한국 전래동화 대신, 보호자의 출신국 문화도 함께 다루는 방식
이처럼 다문화 아동의 언어치료는 단순한 언어적 접근이 아니라 언어+문화+심리가 함께 반영된 통합적 개입이 필요합니다.
보호자와 치료사의 협력이 중요한 이유
다문화 가정 아동의 언어치료는 보호자와 치료사 간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부분을 치료 시작 전 명확히 공유해야 합니다:
아이가 사용하는 언어의 종류와 비율 (예: 집에서 몽골어 80%, 한국어 20%)
보호자의 한국어 이해도 및 치료 참여 가능 여부
아이가 가장 자주 듣는 표현, 사용 빈도 높은 단어 등 실생활 기반 정보
또한 치료사가 보호자에게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언어 자극 방법을 안내하면, 치료 효과는 훨씬 높아집니다.
예를 들어, “오늘 배운 단어를 저녁 식사 때 다시 말해보기”, “한국어 그림책을 하루에 한 권씩 같이 보기” 같은 작은 실천이 아이의 언어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다문화 아동의 언어치료, 방향이 달라야 효과도 높습니다
다문화 가정 아동의 언어 문제는 단순한 언어지연으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이중 언어 환경, 문화적 정체성, 사회 적응 문제까지 함께 얽혀 있는 복합적인 발달 과제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언어치료 틀에서 벗어나, 다문화 아동에게 맞는 접근법을 새롭게 설정해야 합니다.
정확한 언어 평가, 문화 민감성을 반영한 콘텐츠, 가정 환경과의 연계가 잘 이루어진다면 다문화 아동도 충분히 건강한 언어 발달을 이룰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어만 잘하게 만들겠다”는 단일 목표가 아니라, 아이가 두 세계에서 균형 잡힌 언어 사용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치료실에서의 30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정에서의 1시간입니다. 아이의 언어 환경을 이해하고, 보호자가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다문화 아동의 언어치료는 진정한 효과를 발휘하게 됩니다.'언어치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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