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료를 거부하는 아이,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언어치료)언어치료 2025. 8. 31. 17:40
언어치료 거부,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언어치료를 시작한 많은 보호자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난관 중 하나는 바로 **“아이가 언어치료를 거부한다는 사실”**이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아이의 발달을 돕기 위해 어렵게 치료를 결정했지만, 정작 아이가 치료실에 들어가기를 거부하거나, 수업 시간 내내 말을 하지 않거나, 치료사를 향해 적대적인 행동을 보이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보호자는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포기하려는 생각을 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어치료 거부는 단순한 고집이나 반항이 아니라 복합적인 심리적·환경적 요인에 기반한 반응이라는 점이다. 아이의 거부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으며, 그 이유를 파악하고 접근 방식을 달리하면 아이는 다시 치료에 참여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언어치료를 거부하는 아이의 심리를 이해하고, 보호자와 치료사가 어떻게 접근해야 효과적으로 아이를 돕고 치료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구체적으로 안내하고자 한다.
1. 언어치료를 거부하는 아이의 심리적 배경
아이가 언어치료를 거부하는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심리적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 낯선 환경과 사람에 대한 불안
아이에게 치료실은 병원과 유사한 공간처럼 느껴질 수 있으며, 치료사는 ‘검사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특히 초기 평가 과정에서 많은 질문을 받거나, 틀린 대답에 대한 수정이 많았다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 반복되는 실패 경험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의 언어 표현이 늘 부정확하다는 점을 이미 체감하고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질문을 받고, 말이 잘 안 나올 때마다 지적을 당하면 점차적으로 자신감 저하와 회피 행동으로 연결된다.
▪ 치료 자체에 대한 흥미 부족
언어치료는 기본적으로 인지적인 자극이 많은 활동이다. 게임처럼 재미있는 활동이 포함되더라도, 아이가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성취감을 경험하지 못한다면 자연스럽게 치료에 대한 동기가 떨어지게 된다.
▪ 부모의 압박감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부모의 의지가 때로는 아이에게 **“너는 문제가 있는 아이야”**라는 메시지로 전달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아이는 치료 자체를 벌이나 불편한 일로 받아들이게 된다.
2. 거부 반응을 보이는 아이의 행동 유형
언어치료를 거부하는 아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지는 않는다. 치료사가 아이의 거부 형태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침묵형: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숙인다
→ 낯선 환경에 대한 긴장 또는 표현 실패에 대한 두려움
▪ 회피형: 치료실에 들어가지 않으려 하거나, 딴짓을 계속한다
→ 치료 자체에 대한 흥미 부족 또는 주의 집중의 어려움
▪ 공격형: 치료사에게 화를 내거나 거친 말, 행동을 한다
→ 심리적 저항 또는 치료사와의 관계 형성 실패
▪ 무반응형: 질문에도 반응이 없고, 활동 참여를 전혀 하지 않는다
→ 정서적으로 위축되었거나, 치료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이러한 유형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 어떤 아이는 놀이 중심 치료를 통해 점진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또 어떤 아이는 치료사와의 관계 회복을 통해 다시 참여도가 높아질 수 있다.
3. 효과적인 접근 전략: 아이의 언어치료 거부를 극복하는 방법
언어치료를 거부하는 아이에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금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읽고 수용하는 것이다. 억지로 치료실에 끌고 들어가거나, “왜 말을 안 하니”라는 식의 질책은 오히려 아이를 더 단절시키게 된다.
다음은 실제 언어치료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적용되는 접근 전략들이다:
▪ 아이의 속도에 맞추기
아이에게는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 몇 회기 동안은 언어 목표를 강하게 제시하기보다는 치료실 환경에 익숙해지도록 돕고, 치료사와의 관계 형성을 우선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 놀이 중심 치료 도입
말하기가 부담스러운 아이에게는 놀이가 치료의 매개가 되어야 한다. 주사위 게임, 그림 맞추기, 역할극 등을 통해 언어 표현을 유도하면, 아이는 치료 자체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점차 표현에 참여하게 된다.
▪ 치료사와의 관계 형성
아이 입장에서 치료사는 낯선 성인이다. 이 관계가 불편하게 시작되면 이후 치료 참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치료사는 아이의 흥미, 관심사, 기질을 파악해 맞춤형 상호작용을 시도하고, 신뢰 관계를 먼저 형성해야 한다.
▪ 보호자와의 협력
치료 중 거부가 지속된다면 보호자와 긴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아이가 집에서 보이는 행동, 관심사, 스트레스 요인 등을 공유받으면 치료사는 그에 맞는 접근 전략을 설계할 수 있다.
▪ 점진적 목표 설정
아이에게 “오늘은 3개만 말하기”, “질문에 손가락으로만 대답하기”처럼 점진적이고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제시하면 성공 경험이 쌓이고 자발적 참여가 유도된다.
4. 보호자가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전략
아이의 치료 거부는 치료실에서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가정에서도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언어치료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형성할 수 있다.
▪ 치료 후 칭찬과 보상 제공
치료에 잘 참여했다면 작은 간식, 놀이나 활동 시간 등 긍정적 보상을 제공함으로써 치료 경험을 좋은 기억으로 남길 수 있다.
▪ 치료 내용을 일상 속에 연결
치료에서 배운 단어, 문장 구조를 일상 대화에 자연스럽게 포함시켜 아이가 치료가 일상의 일부임을 인식하게 도와야 한다.
▪ 언어에 대한 스트레스 줄이기
말을 실수하더라도 반복적으로 교정하거나 질책하지 말고, 아이가 말을 완성할 때까지 기다려 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 말하지 않아도 소통된다는 경험 제공
표정, 몸짓, 놀이 등을 통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소통이 가능하다는 경험을 제공하면 언어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결론 – 거부하는 아이일수록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언어치료를 거부하는 아이는 결코 치료가 필요 없는 아이가 아니다. 오히려 언어에 대한 심리적 부담, 실패 경험, 낯선 환경에 대한 긴장감이 높기 때문에 더 정교하고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
치료 거부는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아직 아이에게 맞는 방식이 찾아지지 않았다는 신호다. 아이가 자기 속도로 치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환경을 조정하고, 관계를 다시 쌓아가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말을 하지 않는 아이가 치료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아이일 수 있다. 아이의 감정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언어치료를 다시 ‘안전한 공간’으로 만들어준다면, 아이는 다시 스스로 말하기 시작할 것이다.'언어치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어치료사가 말하는, 가장 기억에 남는 치료 성공 사례 (0) 2025.08.31 언어치료 중단 후 재개할 때 꼭 체크해야 할 3가지 (0) 2025.08.31 형제자매가 있을 때 언어치료 효과에 미치는 영향 (3) 2025.08.31 언어치료가 ADHD 아동에게도 필요한 이유 (0) 2025.08.31 화용론적 접근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일까? (0) 2025.08.31 언어치료와 놀이치료, 병행해야 할까? 구분 기준은? (0) 2025.08.31 다문화 가정 아동의 언어치료, 어떤 점이 다를까요? (1) 2025.08.31 집에서도 활용 가능한 언어치료 교구 (1) 2025.08.31